1. 자기주도학습, 왜 다들 그걸 못하면 큰일 나는 것처럼 말할까?
요즘 교육계에서 가장 자주 들리는 말 중 하나가 "자기주도학습"이다.
뉴스, 유튜브, 학부모 모임 어디서든 나온다.
“우리 아이는 자기주도학습이 안돼서 걱정이에요…”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해야 진짜 공부죠!”
하지만 과연 그럴까?
2. 자기주도학습이란 이름의 교육 가스라이팅
겉으로 보면 자기주도학습은 그럴듯하다.
스스로 계획하고, 스스로 실천하고, 스스로 성장한다.
문제는 이 말이 너무 쉽게, 너무 당연하게 **“공부의 모든 책임을 학생 개인에게 전가하는 도구”**가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공부는 단순히 “하려고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유전자, 환경, 가정 경제력, 사교육, 학교 분위기, 교사 역량, 또래 문화…
전부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를 "자기주도성이 부족해서"라고만 말하는 건,
학생 개인의 의지만 탓하는 일종의 교육 가스라이팅 아닐까?
3. 자기주도학습이란 말을 누가 좋아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기득권일수록 자기주도학습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실제론
✔️ 사교육 풀세팅
✔️ 입시 컨설팅
✔️ 전과목 인강과 과외
✔️ 부모 피드백 체계까지 지원한다.
(심지어는 오픈북이라면서 교수인 부모님이 직접 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있음...)
그리고 말한다.
“결국 공부는 애가 하는 거예요.”
공부는 혼자 해야 하니까, 도와주는 건 사기 아니냐는 식의 프레임.
그러면서 학원도, 과외도, 환경도 제대로 없는 서민층 아이들만
자기주도학습이 안 된다고 스스로 자책하게 만든다.
그건 정말 공정한 걸까?
4. 공부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공부는 개인이 해야 하는 맞지만,
공부를 '혼자서만' 잘 해야 한다는 건,
이미 불공정한 사회의 책임을 학생에게 돌리는 것일 수 있다.
누구는 자기주도학습 이전에
‘배울 기회’조차 보장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누구는 ‘보조 바퀴’를 풀고 자전거를 배운 적조차 없을 수도 있다.
요약
- 자기주도학습은 이상적이지만,
때로는 모든 책임을 학생에게 전가하는 프레임일 수 있다. - 교육은 유전자, 환경, 사교육 등 수많은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 공부는 결국 개인이 하지만, 그 개인이 서 있는 자리는 각자 다르다.
- 모든 학생에게 “스스로 해라”만 반복하는 건 책임 회피이자 가스라이팅일 수 있다.
한줄멘트
공부는 자기 몫이지만,
공정한 출발선은 사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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